무지출 챌린지 첫날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텀블러 챙기기와 도시락 싸기였다. 평소 회사 앞 카페에서 2000원짜리 저렴한 커피를 즐겨 마셨지만 무지출 챌린지를 하는 동안에는 이마저도 사치였다. 커피를 구입하는 대신 회사에 마련된 인스턴트 커피를 타서 마셨다.
점심은 보통 동료들과 함께 회사 근처의 식당에서 해결하지만 무지출 챌린지를 위해 아침부터 도시락을 쌌다. 도시락은 집에 있는 반찬과 밥으로 간단하게 준비했다. 텅빈 회사 휴게실에서 혼자 점심을 먹었다. 조금 씁쓸했지만 적당히 배도 부르고 나쁘지 않은 식사였다.
2일 차에도 텀블러 챙기기와 도시락 싸기로 무난하게 넘어갔다. 하지만 문제는 귀찮음이었다. 아무리 간단하게 준비하더라도 출근 전에 도시락을 싸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었다.
무지출 챌린지 3일 차에는 도시락을 쌀 만한 반찬도 마땅치 않았다. 대충 집에 있는 햇반과 3분 카레를 챙겨서 회사에 비치된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었다.
4일 차에는 늦잠을 자는 바람에 간단하게 음식을 챙길 정신도 없이 급하게 출근했다. 이날 점심식사는 휴게실에 있는 컵라면으로 때웠다.
점심을 부실하게 먹은 만큼 저녁무렵 몹시 배가 고팠다. 하지만 저녁식사 역시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은 불가능했다. 외식과 배달의 유혹을 뒤로 하고 '냉장고 파먹기'에 돌입했다.
무지출 챌린지를 하며 가장 요긴했던 것은 과거 다이어트를 하겠다며 대량으로 주문해둔 냉동 닭가슴살이었다. 냉동실에 잔뜩 쌓인 닭가슴살을 무지출 챌린지 기간동안 훌륭한 식량이 됐다. 다이어트가 된 것은 덤이다.